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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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봐야 맛을 아는 하느님 나라 (공감과 소통 2019년 5월 호)

posted May 2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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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을 봐야 맛을 아는 하느님 나라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를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 비유합니다

초대받은 이들은 하나같이 응하지 않습니다. 임금님은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옵니다착한 이도 있지만 나쁜 놈, 이상한 놈도 있습니다. 그런데 잔치 방에 혼인 예복 입지 않은 이 하나를 끌어내 쫓아냅니다비유의 의미를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그럴듯한 이들은 스스로 거부하고 죽음을 자초한다.’ ‘하느님 나라는 자격과 관계없이 들어간다.’ ‘결국,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고 예복과 관련해서는 최소한의 뭔가를 준비해야 된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요한 묵시록 21, 3-4)

 

하느님이 계시는 곳이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 이곳에서 하느님 나라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하느님 나라 그 맛을 모른다면 정작 그날 그때  깜짝 놀라 스스로 하느님 나라를 빠져나올지 모를 일입니다하느님은 성부, 성자, 성령, 공동체로 우리에게 계시하십니다. 우리 역시 공동체가 되지 않으면 안 될 이유입니다.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 나라 삶을 익히게 됩니다. 그 안에서 우리의 이기적인 성향은 다듬어지고 더불어 사는 것을 배웁니다그런 곳으로 가정공동체가 있고 또 하나는 소공동체가 있습니다.

 

가정공동체는 모든 것의 근간이지만 가족 이기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소공동체는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처럼 다들 시간이 없고 바쁩니다. 혼인 잔치 방에 들어갔지만, 예복을 입지 않았다고 쫓겨난 사람도 있습니다. 이 예복은 단번에 걸쳐 입는 그런 옷이 아닙니다오랫동안 마름질을 해야 할 옷입니다우리는 그리스도를 옷 입듯이 입어야 한다는 바오로 사도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본질은 사랑입니다. 용서와 화해, 기쁨과 섬김 등 아름다운 가치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구원받은 사람으로 이 가치들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여전히 나약하고 죄를 짓지만, 함께 해 나가는 것입니다. 먼저 하느님 나라를 구하고 요한 묵시록의 말씀대로 가난한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입니다. 아주 작지만, 이 땅에 거처하시는 하느님을 보여주는 표지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본당의 소공동체는 하느님 나라를 익히는 좋은 학교요 비옥한 땅입니다. 우리가 소공동체에 뿌리를 내리기만 하면 하느님 나라의 맛을 알게 됩니다. 물론 고통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 여정을 해 나가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늘나라 예복은 준비될 것이고 완성된 하느님 나라에서 기뻐하며 그 삶을 즐길 것입니다. (서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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