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

|  본당신부의 복음말씀 한마디

설령 악이라 하더라도 부드럽게 대한다면

posted Oct 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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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제들은 팔남매로 우애가 좋은 편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어떤 일로 다투는 일이 생겼습니다.

감정적이 되어 험한 말을 하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악화되었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잦아들고 있습니다.

이 일을 겪으면서 형제지간이지만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어야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마침 조국사태로 불거진 대치 정국해법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십인십색이고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나만 옳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느 쪽이 옳고 그름을 떠나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성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민족은 열정이 많고 의협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불의라고 여겨지면 타협이 없고 가차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감정적이 되고 급기야는 너죽고 나죽자라는 파국으로 치닫기도 합니다.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 앞에서도 우리는 하나가 되지 못했습니다.

구한말 파당들의 행보와 다를 바 없습니다.

당시 서로 상대편 진영 죽이기에 골몰하다가 외세를 불러들여 결국 나라를 잃는 비극을 자초했습니다.

그 업보는 지금까지 이어집니다.

남북문제도 우리끼리 해결을 못하고 남의 나라 처분에 맡겨진 신세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시위현장에 남의 나라 국기가 펄럭입니다. 참 딱할 노릇입니다.


정쟁은 어디까지나 정쟁이지 진짜 죽고살기 싸움이 아닙니다.

섬멸해야 될 적()의 개념으로 상대를 보아서는 안됩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치상황은 맞지만 화해로 나아가야 할 형제입니다.

물론 군()은 필요합니다.

상대의 섣부른 오판으로 인한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상대의 비난에도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이방인 여인의 딸을 강아지로 비하하며

자녀들의 빵을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자 여인은 이렇게 받아냅니다.

예 주님, 그렇지만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해학(諧謔)을 아는 여인입니다.

예수님은 깜짝 놀라시며 구원은 이스라엘이 먼저라는 당신의 구원계획을 수정하십니다.

이런 여인이라면 혼란스러운 정국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질책이나 비난, 공격으로 사람은 변화되지 않습니다.

진리가 상대방의 귀에 들리도록 하려면 선의를 가지고 전해야 한다고 합니다.

 

요즘 정치판은 걸핏하면 검찰에 고소합니다.

자연히 검찰이 힘을 받습니다. 검찰의 힘을 빼고 개혁을 얘기하면서 검찰에게 힘을 실어주는 꼴입니다.

정치는 타협인 것 같습니다

 자기 쪽에서 최선보다는 오히려 차선이 더 좋지 않나하는 생각도 합니다.

상대방도 숨을 쉬고 힘을 써야 정치가 건강해집니다. 

주님은 형제에게 멍청이바보라 하면 중앙법정에 끌려가고 지옥 불에 떨어질 거라 경고합니다.

막말이나 욕설 등 극단적인 표현은 정말 삼가야 됩니다.

댓글을 보면 섬뜩합니다.

너무나 쉽게 상대 진영에 빨갱이’ ‘좌빨’ ‘극우 골통’ ‘토착왜구등으로 딱지를 붙입니다.

일단 딱지를 붙이게 되면 달리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립니다


령 악이라 하더라도 부드럽게 대하는 것입니다.

화성연쇄 살인범의 입을 열게 한 프로 파일러의 수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은 천하에 흉악범을 따뜻하게 대했습니다.

늘 첫인사로 식사는 하셨습니까?”

아홉 차례 만났을 때 그가 여성 수사관의 손을 빤히 보더니만

손이 예쁜데 잡아보아도 돼요?” 위기의 순간입니다.

그러자 수사관은 조사 끝나고 악수나 하자했고

그 때부터 그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악마와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따뜻한 대화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느 누구와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인생 여정에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로 고백합니다.

우리 여당’ ‘우리 야당’ ‘우리 이웃나라 일본’ ‘우리 북한 형제모두 가능할 것 같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을 감싸 안으시는 주님의 그 마음을 감히 청해봅니다. (서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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