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

|  본당신부의 복음말씀 한마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다.(2019년 10월 공감과 소통)

posted Oct 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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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우리 교우들의 그 많은 참여와 어린이 청소년들의 엄청난 먹성을 과소평가한 저의 실수가 빚은 결과였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나오니 벌써 음식은 바닥이 나고 있었습니다. 그 당혹스러움은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제대로 식사를 못한 모든 분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동성당 이정윤신부님은 5인분을 생각하고 왔는데 다이어트하고 가신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흥겨웠고 즐거웠습니다.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음식만 빼고... 각 두레에서 성가잔치란 이름으로 선보인 장기자랑은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빛났고 대단히 역동적이었습니다. 무대에 올리기 까지 많은 봉사자들은 머리에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거쳤고 모든 구역 식구들이 모여 연습을 했습니다. 준비하는 내내 성당,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음악소리와 웃음소리에 저는 행복했습니다. 동네의 노인회관 등을 빌려 연습을 한 두레도 있습니다. 당일 선보인 환상적인 무대는 열성적인 연습의 결과이겠지만 그동안 말씀터에서 얼마나 자주 말씀과 삶을 나누며 우애를 다졌는지를 알게 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보았다는 분들도 계셨다. 아이들도 함께 했고 경연이 아닌 도저히 순위를 매길 수 없고, 매겨서는 안되는 축제요 잔치였습니다. 광릉인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준 행사였습니다. 어느 두레에서는 꼬부랑 할머니가 무대에 올라오더니만 춤을 추는 바람에 그만 허리가 곧바로 섰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또 하나 빼놓은 수 없는 기념비적인 사건은 필립핀 공동체가 함께 했다는 것입니다. 11시 기념미사부터 우정의 찬조 공연도 해주셨습니다. 그야말로 한 믿음 안에 한 형제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기념행사 준비와 실행 등 모두 평신도의 몫이었습니다. 사목회장님과 남.녀 총구역장님, 모든 사목위원(구역장포함) 그리고 기념품과 행운권을 가가호호 방문하여 쉬고 계신 분들에게까지 전달한 반장님들이 계셨습니다. 모든 봉사자분들의 수고와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행운 상품과 적지 않은 후원금을 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칠 때 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함께 웃고 박수를 보내주신 모든 교우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감사의 원천인 하느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삶의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우여곡절 끝에 오늘 우리는 여기 광릉인으로 사는 것입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이 우연히 아니고 주님의 섭리로 받아들입니다. 교우 한분 한분 주님께서 저에게 보내주신 소중한 분들로 기억하겠습니다. (서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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