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

|  본당신부의 복음말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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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치유의 기적이 부족한 이유는 우리 안에 있는 믿음을 키울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믿음은 열매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씨로 뿌려집니다. 살이 빠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식사량을 줄이기 시작하고 운동을 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산을 옮길 수 있다고 믿으면 옮겨지기를 기다리지 말고 삽과 곡괭이를 사야 합니다.

이처럼 우리의 믿음도 키워나가야 합니다. 저는 그래서 몸이 아프다고 안수해 달라고 하는 분들을 거절하지 않습니다. 물론 나에게 치유할 능력이 없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러나 크게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도 아닙니다. 오산 성당에 있을 때는 미사가 끝나고 나면 항상 수십 분의 신자분들이 머리를 숙이고 계셨습니다. 100명 안수해 드리면 2~3분은 몸이 좋아졌다고 말씀하십니다. 제가 볼 때 감기가 낫는 정도인 것도 있고 조금 신기한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많은 분께 병자성사를 드리면 한두 분은 분명히 치유되는 분이 나올 것입니다. 병자성사는 돌아가실 분들만이 아니라 치유를 위한 성사입니다. 그 좋은 것을 돌아가시기 직전인 분들에게만 주기 위해 묵혀두면 안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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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냈던 형제님 중에 젊었을 때부터 건강 하나는 누구보다도 자신 있는 분이 계십니다. 건강해서 그런지 술도 엄청나게 마시고, 밤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실 때 늘 끝까지 남는 분도 이 형제님일 정도 타고난 건강을 지니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글쎄 직장암 3기라는 것입니다.

건강을 잃고 나서 그렇게 좋아했던 술, 담배를 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했지만 이제는 가족과만 함께 하면서 기도 생활에 전념하고 계십니다.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건강을 잃고 나서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병이 왜 나를 찾아왔는지 하느님께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도 감사할 일이구나 싶습니다. 병이 생기고 나서 욕심도 줄어들었고, 무엇이 더 소중한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병도 하나의 은총일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고 하십니다. 불평불만만 가득하다면 이런 깨달음을 발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감사할 일을 찾으면서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강조하신 사랑의 덕에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필요한 것을 모두 얻었을 때,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될 때 믿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진짜 믿음, 완전한 믿음은 늘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필요를 채웠을 때, 원하는 바를 이루어질 때 생기는 것은 믿음이 아니라 오히려 교만과 이기심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진짜 믿음, 완전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런 믿음을 갖추고 있을 때 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하시지요. 엄청난 사악함의 홍수 속에 존재하는 절대적인 권능까지도 거뜬하게 무찌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도들에게는 마귀들을 무찌르는 것뿐 아니라 죽은 이들을 되살리기도 하는 모든 권능이 주어졌습니다. 어떻게 가능한 것이 되었을까요? 진짜 믿음, 완전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믿음은 사도들이 원하는 바를 채우면서 생겼던 것이 아니지요. 오늘 복음에서처럼 마귀를 쫓아내는 실패를 통해서 갖게 되었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통해 얻게 되었으며,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온갖 박해를 통해 얻게 된 것이 믿음이었습니다.

하바쿡 예언자는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성실함이라는 덕목을 가지고 진짜 믿음, 완전한 믿음을 키우도록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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